비움의 미학, 채움의 서시
비움의 미학, 채움의 서시
어깨 위에 얹힌 삶의 무게가
불가마 뜨거운 열기 속에 녹아내릴 때
누군가 내 오래된 가방을 통째로 수거해 갔다
신분증 하나 달랑 남겨둔 채
먼지 하나 없이 가벼워진 나의 가방,
지갑을 털어간 도둑은 원망스러운 이가 아니라
내 묵은 짐을 남김없이 치워준 고마운 우렁각시일지도 모른다
어제 가던 길, 주머니 속 잔돈 몇 푼은
지방행 직행버스의 문턱 앞에서 나를 망설이게 했지만
빈손이 주는 아슬아슬한 떨림을 안고
나는 기어이 버스에 올랐다
결국 목적지에 무사히 닿았던 그 황홀한 여정처럼
통째로 털린 가방은 재앙이 아니요,
새로운 계절을 가득 담게 된다는 상서로운 계시
이제 텅 비어버린 나의 그릇에
용문산 은행나무 같은 천년의 기운을 당당히 담으리라
Let's Atomy!
우리 함께 행복한 부자 되어봐요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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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방 털리셨어요? ㅎㄷㄷ