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이 아니면 안 될 거 같기에...

in #steem9 days ago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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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 때가 있다.
오늘이 바로 그날임을 직감했다.
미루고 미뤄왔던 제초 작업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.

밭으로 가 예초기를 챙겨 메고 집으로 왔다.
시동을 걸자 칼날이 굉음을 내며 돌기 시작했다.
집 주변을 시작으로 주차장, 학원 건물 골목길까지 샅샅이 자라난 풀들을 베어냈다.
땀방울이 눈앞을 가렸지만 멈출 수 없었다.

가만히 돌이켜보니 올해 제초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.
집 주변은 여름내 두 번 정도 겨우 손을 댔고, 주차장은 한 번이나 했을까 말 까다.
지난해만 해도 서너 번씩은 기꺼이 예초기를 멨던 기억이 선명한데 말이다.

거울을 보듯 조용히 자문해 본다.
몸이 예전 같지 않은 탓일까, 아니면 마음 한구석에 '이만하면 됐다'는 꾀가 생겨난 탓일까.
풀을 베어내며 내 안의 게으름과 타협하는 마음도 함께 잘려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.
비록 예전만큼 자주 몸을 움직이지는 못했어도, 한 번 마음먹었을 때 골목길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끝마쳤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.

무성했던 잡초들이 사라지고 단정해진 길을 보니 비로소 마음이 개운해진다.
몸은 고되고 '꾀'는 조금 늘었을지언정, 어차피 나 아니면 할 사람 없다.
예초기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집도 없고 군에서 해야 할 일이나 큰길 주변이 아니니 신경 못쓴다.
내가 이곳에 살고 있으니 내 가 하면 여러 사람이 편하다.
특별히 내세울 일도 아니지만 왠지 손하나 까닥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기는 한다.
사실 이란 생각도 안 했는데 이젠 이런 생각이 든다는 걸 보니 늙기는 늙었나 보다.
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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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네 제초까지…..
같이 하면 참 좋을텐데요.
고생하셨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