詩 · 든 · 손

in #steemitkor • 2 days ago

새가 앉았던 자리에 가면
새의 체온이 남아있을까

그러나 갈 수가 없었다
내 눈길은
멀리 날아가는 새를 따라가다
길을 잃는다

새는 날기 위해
한동안 움직이지 않는다
날아갈 길을 찾는다

그 오랜 시간
가야 할 길을 찾고 있었는지
가다가 가다가
낯선 길을
달의 손에 이끌려 갔었는지
얼굴엔 푸른 달빛이 머물고 있다

달이 그려준 길이 지워질까봐
체온을 잃은 눈은
따뜻한 눈을 마주 볼 수 없다고 한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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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가하는 새/ 황지우

새는
자기의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
자기가 앉은 가지에
자기가 남긴 체중이 잠시 흔들릴 뿐
새는
자기가 앉은자리에
자기의 투영이 없다.
새가 날아간 공기 속에도
새의 동체가 통과한 기척이 없다
과거가 없는 탓일까
새는 냄새라는
자기의 체취도 없다
울어도 눈물 한 방울 없고
영영 빈 몸으로 빈털터리로 빈 몸뚱아리 하나로
그러나 막강한 風速을 거슬러 갈 줄 안다
生後의 거센 바람 속으로
갈망하며 꿈꾸는 눈으로
바람 속 내일의 숲을 꿰뚫어본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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