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상의 주인
이 세상의 ‘주인’ 같은 것이 있다면, 그건 분명 인간이 아니라 먼지일 거야. 수인은 진공청소기를 비우고 필터를 욕실 바닥에 탁탁 털었다. 오늘따라 먼지 색이 하얗다. 아마도 어제와 그저께 한 번도 창문을 열지 않은 데다가 방바닥의 껍질을 벗겨내기라도 하듯 강박적인 물걸레질 때문인 것 같았다. 하지만 먼지는 양이 줄거나 하얘질 뿐 없어지지는 않는다. 인간이 멸망해도, 지구 위의 모든 생명체가 사라져도 먼지는 남을 것이다. 부서지는. 영원한. 잿빛의. 하얀. 가늘게 부서져 영원한 것. 이 세상의 주인. Earth to earth, ashes to ashes, dust to dust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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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uccessgr.with (75) 12 days ago
